벌써 6월이다. 시나브로 시간이 흘렀다. 이른 봄 개막했던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두 달을 넘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날마다 승수 쌓기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현재까지 올 시즌 판세는 ‘2강3중5약’의 모양새다. 이렇게 굳어지면 흥행엔 빨간불이 켜질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SK와 두산이 앞서가고 있다. LG와 NC, 키움은 중위권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고 있다. 그 뒤로 축 처진 한화, 삼성, KT, KIA, 롯데 등 5개 팀이 중간에라도 올라서려고 안간 힘을 쏟고 있다.
▲두산이 SK와 함께 올 시즌 '양강 구도'를 이끌어가고 있다.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면서 팬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5월28일까지 10개 구단 중 최다 관중을 동원했다. 두산 치어리더들이 잠실구장에서 역동적인 자세로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고 있다.
3일 현재 최근 10경기의 흐름만 보면 LG와 KIA가 나란히 7승3패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각 그룹에서 경쟁자들과의 간격을 벌리거나 자리바꿈을 할 수 있는 흐름이다.
과연 ‘팬심’은 이런 판세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KBO리그 흥행 전선은 이상 없을까.
# 올 시즌 관중 목표는 역대 최다인 878만명, 불안불안
올 시즌 KBO 리그는 ‘역대 최다인 878만명 관중에 도전한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막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1만2195명이 입장해야 가능한 수치다.
KBO는 ‘10개 구단이 정한 올해 정규 시즌 목표 관중은 총 878만488명(경기당 평균 1만2195명)’이며 ‘이는 역대 정규시즌 최다였던 2017년 840만688명(경기당 평균 1만1668명)보다 4.5%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두산은 지난해 최다 관중(111만2066명)을 기록한데 이어 올 시즌 115만명을 목표로 세워 11년 연속 100만 관중 돌파를 노리고 있다. LG는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관중 몰이에서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가장 많은 120만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잠실구장은 프로야구 흥행의 척도다. 두산과 LG과 함께 홈구장에서 사용하는 것은 물론 지방 연고 팀들의 팬들이 서울에 많이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원정 팀의 인기까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KBO는 올 시즌 총 관중 목표를 역대 최다로 잡았다. 그러나 현재의 행보는 왠지 불안하다.
여기에 올 시즌 창원NC파크에서 팬들을 맞이하는 NC는 새 구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년 대비 가장 높은 62.6%의 관중 증가율과 구단 자체 최다였던 2016년 54만9125명을 넘어서는 72만명을 목표로 잡았다.
반면 SK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목표 관중을 100만명으로 정했다. 지난해엔 총 103만7211명이 문학구장을 찾아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1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올해는 상승 요인이 적다고 판단해 3.60% 감소한 목표를 정했다.
키움 역시 태생적 한계 탓인지 목표 평균 관중을 유일하게 1만명 이하(7576명)로 잡고 있다.
KBO리그의 흥행은 ‘잠실 라이벌’인 두산과 LG, ‘야구 도시’를 자처하는 부산의 롯데, 서울과 광주에 열성 팬이 많은 KIA가 이끌어 간다. 이 팀들의 성적이 곧바로 전체 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정설이다.
KBO는 올 시즌 NC의 신축구장, 양상문 체제의 롯데, 한화의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효과 등을 역대 최다 관중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로 판단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걱정이 태산 같다. 롯데와 KIA는 지독한 성적 부진에서 헤매고, 한화 역시 아직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올 시즌 270경기 만에 300만명 돌파, 그러나 총 관중은 감소
KBO가 지난달 28일 10개 구단의 올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성적을 그대로 반명하듯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NC와 삼성만 지난해 같은 기준보다 증가했을 뿐이었다.
전체적으로 시즌 개막 이후 총 270경기 만에 총 관중 300만명을 돌파해 아직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하위권으로 떨어진 롯데와 KIA의 분발이 절실한 상황이란 분석이다.
▲올해는 창원NC파크(위쪽)와 대구라이온즈 파크를 찾는 팬들만 늘었다. NC는 새 구장과 성적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은 성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다양한 이벤트로 붙잡고 있다.
5월28일까지 올 시즌 총 누적 관중는 302만1,679명. 5월7일 183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달성한 이후 87경기만이다.
개막 이후 100만 관중까지 90경기, 100만명에서 200만명까지는 93경기가 소요된데 비해 기간이 단축됐다. 그나마 다행이다. 평균 관중 또한 100만명에서 200만명이 될 때까지는 1만881명이었지만 200만명에서 300만명까지는 1만1525명으로 늘었다.
두산은 SK와 선두 다툼을 하면서 ‘양강 구도’를 이끌어가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최다 관중을 유지하고 있다. 홈 30경기에 44만6055명(평균 1만4869명)이 입장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LG는 평균 관중 1위다. 류중일 감독 체제로 안정감을 찾아가면서 약진한 덕이다. 홈에서 24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36만7489명이 찾아와 두산보다 많은 평균 1만5312명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경기당 평균 1만7510명보다 13%나 관중이 떨어져 다른 구단들과 마찬가지로 마냥 즐거울 수만 없는 입장이다.
NC는 새 구장와 성적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64%나 관중이 늘었다. 지난해 경기당 평균 6757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초현대식인 창원NC파크로 평균 1만1114명(총 32만2296명)이 찾아왔다. 삼성도 지난해 평균 9779명보다 7% 증가한 평균 1만483명을 기록 중이다.
총 관중에서 롯데는 36만9757명, SK는 35만1,588명으로 두산, LG, NC와 함께 30만명을 돌파한 5개 구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모두 증감률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점이 걱정거리다.
이밖에 KIA는 28만679명, 한화는 23만3903명, KT는 19만6277명, 키움은 16만114명을 각각 기록 중이다.
KBO리그는 관중 300만명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323만6934명에서 올해는 302만1697명으로 7%나 떨어졌다.
지구 온난화 현상 탓에 6월에도 푹푹 찌는 더위가 찾아온다. 하순이면 장마까지 시작될 수 있다. 분명 관중 몰이엔 부정적인 요소다.
프로는 흥행이다. 관중이 없는 프로 야구는 무의미하다. 이제껏 드러난 악재를 딛고 역대 최다 관중과 함께 800만명 시대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