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선수들은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본과 메이저리그를 거쳐 롯데로 복귀한 2017년부터 3년 연속 최고 연봉을 이어가고 있는 이대호부터 막 고교를 졸업하고 입단하자마자 ‘국보 투수’라 불리던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도 주목한 연봉 2700만원의 새내기 김기훈까지 하나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제 곧 야구의 계절이다. 꽃 소식과 함께 남녘에서 3월12일부터 시범경기가 열리고, 3월23일엔 페넌트레이스가 대장정에 들어간다.
타자들은 하나라도 더 안타를 만들기 위해, 투수들은 1승을 올리려고 온 힘을 쏟기 마련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9 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의 선수단 등록을 끝내고 모든 연봉을 발표했다. 신인 55명과 외국인선수 30명을 포함해 총 586명의 KBO 등록 선수 가운데 연봉 1억원 이상은 모두 156명.
그러나 10억원 이상의 높은 몸값은 총 15명이다. 그 중 타자 1위는 이대호로 25억원, 투수 1위는 양현종으로 23억원이다.
▲시나브로 시즌 개막이 다가왔다. 3월이 오면 또 야구가 시작됐다. 올 시즌을 뜨겁게 달군 프로야구 선수 중 총 156명이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다. 왼쪽부터 연봉 1위 이대호, 2위 양현종, 3위 양의지, 공동 4위 김광현, 박병호.
SK 최정과 KT 황재균은 똑같이 연봉 12억원, 한화 김태균과 LG 차우찬은 각각 연봉 10억원을 받으면서도 ‘연봉 톱 10’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다.
# 이대호의 1안타는 1300만원, 양현종의 1승은 1700만원 이상
이대호는 일본 야구나 미국 야구를 경험한 뒤 국내 무대로 돌아온 ‘유턴파’ 현역 선수 중 대표주자다.
2017년 롯데로 복귀하면서 4년 총 150억원에 계약하면서 최고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때부터 연봉이 25억원이다. 올해는 2013년 삼성 이승엽, 2015년 LG 이병규가 입단 19년차로서 가장 많이 받았던 연봉 8억원을 멀찌감치 뛰어 넘었다.
이대호는 2006년 처음으로 1억3000만원을 받고 억대 연봉 선수로 등록한 뒤 11년 만에 최고 자리에 올라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2012년 일본 오릭스로 진출한 뒤 소프트뱅크에 이어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까지 거친 것이 프리미엄으로 작용한 결과다. 2011년 연봉 6억3000만원을 받다가 2012년 오릭스로 진출하면서 2년 총 7억엔에 사인하면서 두 자릿수 억대 연봉자로 등극했다.
이대호의 꿈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 반지를 끼는 것이다. 양상문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은 올해는 과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최고액 선수인 이대호가 이끌어갈 수 있을까.
이대호는 지난해 144경기에 나가 홈런 37개를 포함한 181개의 안타로 타율 3할3푼3리와 타점 125개를 기록했다. 안타를 1개 칠 때마다 1380만원 정도 받은 셈이다.
KIA 양현종은 해외 진출을 보류한 대가를 톡톡히 받아 2년 연속 ‘투수 연봉 킹’을 유지하고 있다.
KIA는 2017년 정상에 올랐다. 양현종은 정규 시즌에서 31경기에 나가 20승6패와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해 페넌트레이스 MVP를 차지한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최우수선수상을 거머줬다.
양현종은 2016년 31게임에서 10승12패와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한 뒤 해외 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KIA는 양현종을 붙잡았다. 충분하게 보상했다. 2017년 7억5000만원이었던 연봉을 15억원으로 200% 인상했다.
지난해엔 한국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을 예우했다. 8억원이 오른 23억원을 지급해 자존심까지 최고로 끌어올렸다. 정규 시즌에선 29게임에 나가 13승11패와 평균자책점 4.15. 1승을 올릴 때마다 1769만원을 벌었다.
양현종은 최고의 왼손 투수다. 2010년 연봉 1억원으로 첫 억대 연봉에 진입한 뒤 7년 만에 명실상부 최고가 됐다. 올해로 프로 13년차. 2013년 한화 김태균이 기록한 13년차 최고 연봉 15억원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
# ‘포수 만세’ 양의지와 이재원, 최고 인상액 1~2위 신기록+톱 10 진입
양의지와 이재원은 강민호에 이어 또 다시 ‘대박’을 일궈낸 포수다. FA 자격을 얻고 단숨에 ‘연봉 톱 10’에 진입했다. 특히 두산에서 NC로 둥지를 옮긴 양의지는 이대호, 양현종에 이어 전체 연봉 3위까지 껑충 뛰어 올랐다.
양의지는 지난해 두산에서 연봉 6억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NC에서 20억원을 받는다. 무려 14억원이나 올랐다. 롯데 손아섭이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고 인상액 8억5000만원보다도 5억5000만원이 많다.
양의지는 공격력까지 겸비한 최고 포수다. 포수의 첫째 가치는 투수들과의 호흡, 투수 리드다. 공격보다 수비가 먼저다. 양의지는 무엇보다 수비력이 최상급이다. 그런데 여기에 공격력까지 갖췄으니 평가 절상이 이루어졌다.
양의지는 지난해 두산에서 133경기에 나가 23개의 홈런를 포함한 157개의 안타로 타율 3할5푼8일와 77타점을 기록했다.
▲ 양의지와 이재원의 합류로 '연봉 톱 10' 중 3명이 포수다. 수비력에 공격력까지 갖추면 평가 절상이 가능하다. 왼쪽부터 공동 4위 최형우, 손아섭, 8위 이재원, 9위 김현수, 공동 10위 강민호와 민병헌.
이재원도 비슷하다. 지난해 정규 시즌에서 130경기에 나가 홈런 17개를 포함한 134개의 안타로 타율 3할2푼9리와 57타점을 남겼다. 그리고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행운의 사나이’다. 팀이 정상에 오른 시즌을 끝내면서 FA 자격을 얻었으니 후한 대접이 자연스레 뒤따랐다.
이재원의 지난해 연봉은 3억5000만원, 올해는 14억원을 받는다. 10억5000만원이 올랐다. 손아섭의 최고 연봉 인상액을 뛰어 넘었다. 양의지에 이어 역대 2위가 됐다.
‘연봉 톱 10’의 포수는 양의지와 이재원의 합류로 총 3명. 공격력을 갖춘 포수는 시장성이 아주 높음을 보여준다.
# ‘유턴파’ 박병호와 김현수 불변, 황재균은 순위 밖
‘2019년 연봉 톱 10’은 지난해와 큰 변화는 없다. 양의지와 이재원의 진입으로 연봉 12억원을 받는 최정과 황재균이 10위권 밖으로 밀린 정도다.
키움 박병호와 LG 김현수는 ‘유턴 프리미엄’으로 각각 15억원과 13억원의 연봉을 이어간다.
SK 우승의 일등공신 김광현은 지난해 연봉 14억원에서 1억원이 오른 15억원으로 박병호, KIA 최형우, 롯데 손아섭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삼성 강민호와 롯데 민병헌은 기대 이하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FA계약 조건에 따라 지난해 연봉 10억원에서 2억5000만원 오른 12억5000만원을 받는다. 공동 10위다.
이밖에 KT 황재균은 연봉 12억원, 한화 김태균은 연봉 10억원, 두산 김재환은 연봉이 4억7000만원에서 2억6000만원 오른 7억3000만원으로 각각 팀 내 1위지만 ‘톱 10’에 들어가지 못했다.
연봉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담겨 있다.
이대호부터 강민호까지 ‘톱 10’에 오른 11명의 연봉에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반영했을 것이다. ‘머니 게임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