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재구성] ‘스타 예감’ 임병욱, 준PO 타점 신기록 이어 MVP 등극

기사입력 [2018-10-23 10:49]

임병욱은 넥센의 희망이다. ‘스물 셋 젊은 피’가 희망을 현실로 만들었다. ‘가을 야구’의 히어로로 떠올랐다.

 

넥센은 2014년 임병욱이 덕수고를 졸업할 때 1차 지명으로 뽑았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염경엽 감독이 각별한 관심과 관리를 통해 프로 적응을 지원했다. 임병욱은 차근차근 성장했다.

 

임병욱 환희 20181020.jpg

▲넥센 임병욱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화와의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6타점을 기록하면서 승리를 견인했다.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임병욱이 지난 20일 대전구장에서 홈런을 터뜨린 뒤 3루를 돌며 기뻐하고 있다.  

 

올 시즌 당당히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우투좌타의 붙박이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점짜리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6타점을 올리는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넥센이 한화를 7-5로 꺾고 2연승을 올리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데일리 MVP로 선정돼 100만원의 상금도 챙겼다.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3차전에선 1타수 무안타였지만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로 출루했다. 욕심 없이 타석에 선 결과였다. 넥센은 3차전에서 3-4로 패했다. 그래도 시리즈 전적은 2승1패로 앞서 있다.

 

임병욱은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홈런 2개를 포함한 9타수 3안타로 타율 3할3푼3리와 6타점을 올리고 있다. 이젠 부상으로 빠진 후배 이정후의 몫까지 해야 한다.  

 

# 2018년 10월 20일 대전구장, 연타석 홈런으로 만든 신기록

 

넥센이 19일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앞서 나갔다.

 

넥센은 2차전 선발로 한현희, 반격을 노리는 한화는 샘슨을 내세웠다. 이날 임병욱은 선발 중견수 겸 6번으로 나섰다. 한화가 2회말 먼저 1점을 뽑았다.

 

임병욱 홈런 MVP.jpg

▲넥센 6번 임병욱이 지난 20일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타수 2안타(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해 MVP로 뽑혔다. 

 

0-1로 뒤진 4회초, 넥센 4번 박병호가 2루수 정은원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득점 기회를 잡았다. 5번 김하성은 우중간 2루타로 무사 2, 3루를 만들었다.

 

6번 임병욱이 타석에 나갔다. 올 시즌 한화전에서 타율 3할6푼8리와 홈런 3개, 11타점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때문인지 여유가 있었다.

 

초구 볼에 이어 2구는 스트라이크. 샘슨은 임병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싶었다. 임병욱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3구와 4구는 연속 파울, 볼 카운트는 1볼 2스트라이크. 샘슨은 5구와 6구로 임병욱을 유인하려고 했다. 하지만 임병욱은 서두르지 않았다. 끌려 다니지 않았다.

 

풀카운트에서 7구째 시속 149km의 직구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 위쪽으로 날아왔다. 임병욱은 찍어 치듯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에 힘이 실렸다.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3루 주자 박병호와 2루 주자 김하성이 몸을 돌려 타구를 바라보다 펄쩍펄쩍 뛰면서 홈으로 향했다. 110m를 날아간 3점 아치. 전세를 3-1로 뒤집었다.

 

임병욱의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2호 홈런. 임병욱은 2016년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홈런 1개를 터뜨렸다.

 

임병욱 슬라이딩 20181019.jpg

▲넥센 임병욱이 지난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에 들어와 득점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는 무섭게 추격했다. 넥센이 3-1로 앞선 4회말 한현희의 제구 난조를 틈타 4사구 3개와 안타 1개 등으로 3점을 뽑았다. 다시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5회초, 한화 벤치는 수비 보강에 나섰다. 선발 3루수 송광민을 빼고 김회성을 투입했다. 선두타자 3번 샌즈를 3루 땅볼로 잡았다.

 

그러나 샘슨이 4번 박병호의 타석 때 흔들렸다. 8구까지 힘겨운 승부를 펼치다 볼넷을 허용했다. 한용덕 감독은 투수 교체 카드를 빼들었다. 샘슨을 내리고 안영명을 마운드에 올렸다.

 

안영명도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5번 김하성을 상대로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내리 4개의 볼을 던졌다. 1사 1, 2루.

 

한용덕 감독은 6번 임병욱의 타석 때 투수와 포수를 모두 교체했다. 안영명 대신 박상원, 지성준 대신 최재훈을 각각 내세우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임병욱은 개의치 않았다.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시속 144km의 직구가 가운데 높은 곳으로 날아오자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가 우중간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125m를 날아간 연타석 아치로 재역전 3점 홈런을 만들었다. 다시 넥센이 6-4로 앞서 나갔다.

 

넥센은 임병욱의 연타석 홈런으로 만든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결국 7-5로 이겼다. 이날 임병욱은 4타수 2안타 1볼넷 6타점을 기록했다.

 

K-4.jpg

 

6타점은 역대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안경현, 알칸트라, 김동주가 갖고 있던 5타점이었다.

 

# 종전 준PO 타점 기록은 두산의 몫, 안경현부터 김동주까지

 

두산은 ‘가을 야구’에 강하다. 올해도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두산은 2004년 KIA와 준플레이오프를 펼쳤다. 10월 8일 잠실구장에서 KIA 리오스, 두산 레스의 선발 대결로 1차전이 열렸다.

 

안경현 김동주.jpg

▲두산은 '가을 야구'에 강했다. 두산 안경현이 2004년 10월 8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뒤 김광수 3루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왼쪽) 김동주는 2009년 10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회 만루포를 날린 뒤 불끈 주먹을 쥐고 있다.(오른쪽)    

 

주전 2루수 겸 7번으로 출전한 안경현이 폭발했다. 5회말 2점 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7회말 다시 3점포를 쏘아올렸다. 4타수 4안타 5타점.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두산의 외국인 타자 알칸트라도 2회 2점, 3회 3점포로 5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타격전 끝에 11-8로 이겼다.

 

2009년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에선 김동주가 터졌다. 10월 2일 3차전에서 4번 타자로 나가 2회초 1사 만루에서 송승준을 두들겨 만루 아치를 그리는 등 5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12-3으로 크게 이겼다.  

 

# '스타 예감' 준PO MVP 차지,  23일 4차전에선 쐐기 2타점 2루타로 PO행 견인

 

포스트시즌은 집중력이 승패를 좌우하기 마련이다. 올해는 넥센 임병욱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정한 스타로 발돋움하기 위한 임병욱의 성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임병욱은 해냈다.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3-2로 앞선 8회말 2사 1, 3루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좌중간 2루타를 날렸다. 

 

결국 2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5-2 승리를 올리는데 결정정인 역할을 했다. 한화를 3승1패로 꺾었다. 임병욱은 준플레이오프 MVP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번준플레이오프 4게임에서 11타수 4안타로 타율 3할6푼4리, 홈런 2개, 8타점을 기록했다. 8타점은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다 타점 타이 기록. 2004년 두산 안경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넥센은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오는 27일부터 5전3선승제로 SK와 맞붙는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