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말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에서는 트렌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차년도 소비 전망에 대한 예측의 책을 편찬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트렌드 코리아 2019가 발간되었다. 이 책뿐만 아니라 각종 금융회사 및 경제 관련 미디어 단체에서도 근거 있는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18 트렌드 코리아에서 나온 키워드로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자존감,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 소비자와 판매원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언택트, 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형태인 가심비 등이 대두되었고, 이 키워드들은 올 한해 우리 사회에 핵심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여 내년도 소비 트렌드가 궁금해진다. 소비의 거대한 세포분열이 시작된다는 메인 타이틀을 시작으로 ‘PIGGY DREAM’이라는 약자의 10가지 트렌드를 전망하였다. 내년에는 황금 돼지의 해를 맞이하여 명명된 용어로 보인다.
건강은 어느 시대이든 최대 관심사이다. 사진은 차세대 머슬퀸인 우정원씨의 운동 모습.
첫째, 컨셉이 중요하다고 하였는데, 너무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기능적인 면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대중들이 독특하고 재미가 있다는 느끼는 것인 감성 컨셉에 열광할 것이다. 둘째, 마켓의 세포분열로 1인 마켓, 1인 미디어, 1인 창업 등 유통의 단계가 극도로 세분화되어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지는 N잡러들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셋째, 젊은 층을 겨냥한 복고의 열풍을 예측하였다. 중년층의 향수를 자극한 리트로(retro)에서 익숙하지 않은 옛 것에 참신함을 느껴 젊은 층들이 열광하는 트렌드라는 것이다. 넷째, 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져 자연파괴가 곧 인간을 파괴한다는 경각심이 강해져 재활용제품, 친환경제품 등이 각광 받는 필환경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다섯째, 관찰 예능 프로처럼 사람들은 점점 타인의 삶을 바라보면서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 디지털시대에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을 곳이 점점 사라져 감정대리인을 찾게 되고 소비시장에서도 감정 마케팅이 활성화될 것이다.
1인 미디어시대에 축구 미디어를 통해 K리그 홍보대사로 활약중인 감스트가 감사패를 받는 모습.
여섯째, 점점 많아지는 데이터 수집을 통해 학습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이터 인텔리전스 시대가 확고해질 것이다. 일곱째, 하나의 공간을 색깔을 바꿔가며 운영하는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이 활성화될 것이다. 여덟째, 전형적인 가족의 형태가 바뀌어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행복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정행복의 장소로 밀레니얼세대(20-30대)는 가성비를 중시하고, 간편하고 편리한 삶을 추구하여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자기계발 시간을 늘려가는 트렌드가 형성될 것이다. 아홉째,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과 비용을 아끼지 않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많아져 이제는 소비의 가치를 자신에게 집중하는 현상인 나나랜드(me + economy)가 발생하여 자존감이 한층 진화하는 단계로 넘어갈 것이다. 열 번째,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블랙컨슈머, 노 쇼(no show), 오버투어리즘 등 비매너 행동에 대해 감정노동을 하는 서비스 업종의 보호 차원의 매너 소비자 또는 고객과 직원의 균형을 뜻하는 워커밸이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다.
여행을 소재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소확행을 강조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사진은 배틀트립의 심혜진, 설인아씨의 출연 모습.
이 밖에도 대한상공회의소는 인구변화에 따른 소비시장의 새로운 풍경과 대응방안 연구에서 인구변화가 가져올 소비시장 트렌드로 어르신(silver) 시장 확대, 나홀로(혼족) 소비 증가, 가치 소비 확산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 60세 이상의 은퇴연령 인구가 작년 처음으로 1,042만 명으로 천 만명을 넘었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빨리 진행된 일본의 경우 고령층들의 인생관이 변화하면서 풍부한 구매력을 보여 향후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리고 점차 결혼을 하지 않은 추세는 나홀로족을 양산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해 소비 시장 역시 혼밥, 혼술 등의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34.5% 정도가 1인 가구라 편의점과 간편식의 시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치 소비로 만족을 추구하는 트렌드 역시 작인 사치 관련 시장들이 확대되고, 물건을 소유하기보다는 경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행태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었다. 일본의 경우 불황기 마케팅 전략이었던 작은 사치가 젊은 세대에서 고령 세대까지 확산되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였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그리워하는 중년들을 위한 리트로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사진은 라이프 온 마스 시사회 모습.
이러한 변화에 따라 스포츠 소비시장 역시 새로운 트렌드가 예상된다. 먼저 연결의 시대인 네트워크가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개별적인 관계로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도 연결을 통해 여러 가지를 함께 공유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간편한 앱 하나면 다른 지역의 동호인들과의 교류가 쉬어지고, 경기장 역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패턴을 만들어 서로 연결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비즈니스도 점차 B2C, B2B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O2O 서비스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기서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나홀로족의 증가로 운동도 홀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점차 확대될 것이다. 여럿이 함께 해야 하는 운동 역시 VR, AR 등의 기술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운동 공간의 축소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작은 공간에서 나홀로 운동을 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프로스포츠도 팬들과의 공감이 더욱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삼성라이온즈 팬 미팅 모습.
또 이제는 종목 중심이 아닌 새로운 컨텐츠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은 소확행, 가치 소비, 가심비 등에 관심을 많이 갖기 때문에 이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운동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 중에 하나인 경쟁요소가 이제는 즐거움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보인다. 너무나 경쟁 사회에 찌들어 있는 소비자들은 취미 생활만큼은 경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생성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e-sport처럼 전 세계 스포츠소비자들과 가상공간에서 무언가를 공유하고, 함께 하는 스포츠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해외 직수입 구매처럼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용품들이 거래가 되고 있다. 이처럼 시대의 요구는 기존의 산업에서 지향하는 벽을 허물어 버린다. 스포츠의 순수한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모한다면 스포츠산업 시장 역시 확장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발전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스포츠 소비 트렌드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에 참여하고, 이에 따라 스포츠 비즈니스 역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진국 전문기자/navyj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