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책] 해외에서 빛나는 대한민국 지도자들!

기사입력 [2018-09-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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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모습

 

올해 초 열린 2018 AFC U-23 챔피언십에서는 베트남의 돌풍이 단연 돋보였다. 우승팀은 일본과 한국을 각각 대파하고 결승에 진출한 우즈베키스탄이 차지하였으나, 준우승은 강호 호주, 이라크, 카타르 등을 이기고 동남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4강 및 결승에 오른 베트남이 핫 이슈였다. 베트남 국민들은 미래의 주역들이 보여준 가능성에 대해 기뻐하며 거리로 나와 마치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의 광화문에서 본 광경이 재현되는 듯 했다. 그것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입증했다. 베트남 역사상 최초로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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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히딩크 감독과 박항서 코치가 출전선수 명단을 보며 논의중인 모습

 

이 팀의 성공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현지 언론이나 외신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베트남 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을 가장 크게 손꼽는다. 박항서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하면서 큰 성과를 이룩했고, 이후 약 15년 동안 국내 프로축구단의 감독을 역임한 후 작년 9월 베트남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았다. 지난 AFC U-23 챔피언십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베트남 대표팀으로 인해 베트남 전체가 들썩였고, 베트남 국민들은 잠시나마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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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에서 다시 만난 히딩크 감독과 박항서 코치의 모습

 

박항서 감독의 성공요인 중 가장 큰 부분은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패배의식과 열등의식을 없애준 것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고, 그 어떤 대회보다도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리더십을 통해 베트남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게 된 박 감독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노동, 창의성, 국가건설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하는 3급 노동훈장까지 수여 받는 영광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물론 국내의 많은 축구 팬들도 박 감독의 성과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베트남과의 국가 외교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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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 박성화 전 감독의 모습

 

이렇듯 스포츠 지도자들의 활동이 해외로 확대됨에 따라 민간 외교관의 역할까지 하는 훌륭한 지도자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관계를 통해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고 나아가 국가적 교류로 이어지는 긍정적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많은 종목 중에서 축구가 대표적이다. 중국의 이장수 감독, 미얀마의 박성화 감독, 그리고 일본의 윤정환 감독 등이다. 또한 리우올림픽 때는 양궁종목에서 미국 남자 대표팀의 이기식 감독, 싱가포르 쇼트트랙의 전이경 감독과 대만 여자 대표팀의 구자청 감독이 활약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베트남 사격대표님의 박충건 감독 역시 베트남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일구어낸 영웅으로 찬사를 받았고, 일본의 박주봉 감독은 14년째 대표팀을 맡고 있다. 그 외 유도, 태권도, 탁구 등 수 많은 종목에서 국내 지도자들이 해외에 진출해 사령탑으로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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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축구의 발전을 이끈 이장수 감독의 모습

 

주요 지도자들의 업적을 살펴보면 미국 양궁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기식 감독은 2006년부터 미국팀을 지도해 세계 랭킹 2위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2012, 2016년 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각각 은메달을 땄는데 바람의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항공모함 위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이 빛을 보았다. 싱가포르 쇼트트랙의 전이경 감독 역시 한국의 대표적인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의 여왕으로 등극하여 싱가포르 대표팀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 한국 지도자들이 퍼져 있어 점차 평준화되고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도 겨울이 없는 국가여서 동계종목이 약했지만, 지난 평창올림픽때 샤이넨 고 선수가 여자 1500m 출전권을 따내며 활약을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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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었던 싱가포르 국가대표 전이경 코치의 모습 

 

일본 국가대표팀의 박주봉 감독 역시 1992년 바르셀로나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로 일본은 그 진가를 알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박 감독을 영입하여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베트남에는 박항서 감독 말고도 사격 국가대표 박충건 감독이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때 베트남 역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이 남자 10m 공기권총 경기였다. 박 감독은 한국 양궁팀의 소음대비 훈련을 벤치마킹하여 선수들이 경기장 환경에 적응하여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기적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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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 선수의 현역시절 모습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지도자들의 지도력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해외에서도 인정받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이다. 또한 우리의 훈련방식이나 비법이 해외 선수들에게 전수되어 상대적으로 상대팀 기량이 높아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대다수의 협회 관계자들은 그럴수록 우리 팀의 경기력이 더 향상된다고 평하여 우리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 더욱 빛나는 우리나라 스포츠 지도자들의 활약으로 국가 간 우호 증진은 물론 세계 경쟁력을 함께 키워가는 좋은 기회로 삼아 대한민국의 스포츠 위상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진국 전문기자 / navyj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