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돌아오는 6월의 뜨거운 열기를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전해주는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ede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FIFA)이 주관하는 단일종목 최대의 지구촌 축제로 자리매김하였다. 국제축구연맹의 공식 표기를 보면 영어가 아닌 프랑스로 되어 있는데, 이는 최초 설립한 나라가 바로 프랑스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축구의 인기가 영국에서 점차 퍼져나가기 시작하면서 조직체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지만, 축구 종주국인 축구협회(The Football Association; FA)는 별다른 성과를 이루지 못하였다. 그런 와중에 유럽의 7개국이 모여 1904년 5월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FIFA가 설립되었고, 초대 회장은 로베르 게랭(프랑스)이 선출되었다. 1906년 FIFA 주관의 최초 국제경기가 열렸지만, 대회가 성공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초대회장이 물러나고 대니얼 벌리 울폴(잉글랜드) 2대 회장이 취임하였다.
전 세계 축구선수 중 가장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축구의 전설 펠레(브라질)는1958, 1962, 1970년에 브라질 대표 팀을 월드 컵 우승 팀으로 이끌었으며, 3번에 걸친 승리로 브라질은 우승 컵인 쥘리메컵을 영구히 소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다음 1908년 런던올림픽의 축구 종목을 성공적으로 주관하였고, 1909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가입하면서 처음으로 유럽을 벗어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후 1912년 아르헨티나와 칠레, 1913년 캐나다와 미국이 가입을 하면서 대서양 중심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FIFA에게 많은 시련을 주었다. 많은 축구선수들이 전장에 나가 희생되었고, 국제경기는 정상적으로 치르기 어려웠으며 2대 회장이었던 울폴이 사망하여 부회장이던 카를 히르츠만(네덜란드)이 임시 회장으로 역임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대영제국을 이루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4개국이 전쟁을 이유로 탈퇴하면서 회원국이 20개국으로 줄어 조직 와해의 큰 위기가 있었다.
브라질의 펠레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손꼽히는 위대한 축구선수로 평가받는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자 MVP에 선정되었고,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도 준우승으로 팀을 이끈 장본인이다.
이때 FIFA를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한 사람이 등장하는데 그 사람이 바로 3대 회장인 쥘 리메(프랑스)였다. 그는 33년간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제2차 세계대전 등의 전 세계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발전을 이루어낸 장본인이다. 1930년 최초의 월드컵인 우루과이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회원국들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1946년 대영제국의 4개 국가도 재가입하게 된다. 이후 제5회 스위스 월드컵에서는 회원수가 85개로 급상승하며 국제스포츠 조직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한 셈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은 한번쯤 들어봤을 쥘리메 컵이 바로 3대 회장의 이름을 따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우승컵의 이름이었다. 1970년 브라질이 FIFA대회에서 3회 우승하며 영구 소유권을 가졌지만, 1983년 도난당한 이후 쥘리메 컵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1974년부터는 지금의 FIFA컵이 새롭게 디자인되었고, 영구 소유 규정이 사라졌다. 이후 80세의 나이에 쥘 리메가 사임하였고, 이후 제6대 회장인 스탠리 라우스 경(잉글랜드)이 TV중계를 비롯한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 재정 안정에 크게 기여하여 명예회장으로 추대되었다. 그 다음은 바로 제7대 회장인 주앙 아벨란제(브라질)가 취임하면서 FIFA는 상업화를 통한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면서 조직의 양적, 질적 성장을 통해 산하 연맹국들과 회원국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가면서 아벨란제는 24년간 장기 집권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1998년부터 최근까지 18년간 장기 집권한 제프 블라터(스위스)가 FIFA의 수장 역할을 하면서 부패 혐의로 미국 연방검찰의 체포 위협으로 회장직을 사임하고, 현재는 지아니 인판티노(스위스)가 제9대 회장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3회 우승으로 영구 보관하게 된 쥘리메컵의 모습
FIFA 제8대 회장인 제프 블래터 회장이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FIFA는 현재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가 있어 스위스 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그리고 FIFA가 주관하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의 축구 협회는 FIFA에 가입해야 하며, 회원가입 신청 시에는 FIFA는 물론 지역적으로 자국이 속한 대륙에 회원국 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대륙은 총 6개(남아메리카 축구연맹, 북중미카리브 축구연맹, 아시아 축구연맹, 아프리카 축구연맹, 오세아니아 축구연맹, 유럽 축구연맹)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나라 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의 6개 위원 중 하나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211개국 축구협회의 팀을 인정하고 있으며, 1958년부터 대륙별 로테이션 시스템을 도입하여 공정하게 개최국을 대륙별로 돌며 선정하기 시작하였다. 2002년 개최국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성공적인 대회 운영으로 큰 파장은 없었다.
FIFA 제9대 회장을 맡고 있는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6월의 뜨거운 열기만큼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 축구팬들은 다시 한번 환희와 감동의 무대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아시아 예선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도 출정식을 마치고 현지로 떠나 평가전과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국내 축구 팬들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승리보다 최선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고, 우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주어진 시간동안 상대에게 주눅들지 말고 마음껏 기량을 뽐내고 돌아오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월드컵 1호골의 주인공인 박창선 감독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후배들에게 과도한 긴장감과 두려움은 몸을 굳게 하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심감이 결여되는 일이 없도록 하여 반드시 필승의 신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대한민국 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인 박창선 감독(경희대)이 이끄는 경희대 축구부가 우승한 후 세레모니를 하고 있는 모습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 팀을 맞아 연장후반 골든골을 넣은 안정환 선수의 모습.
최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성공하고 골 세레모니를 하고 있는 손흥민선수의 밝은 모습.
또한 전 국가대표 안정환 해설위원도 후배들에게 인생을 걸고, 독기를 품어야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하였다. 그렇다. 우리는 지난 대회에서도 1무 2패로 조별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손흥민 선수는 끝내 경기가 모두 끝난 뒤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승패에 대한 아쉬움이 아닌 우리 스스로 최선의 플레이를 못한 것이 억울했을 것이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와 함께 어느 대회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본선 진출과정을 겪었으니 부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역대 6번째 승리 소식과 함께 환하게 웃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김진국 전문기자/navyj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