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책] 한국 스포츠계의 오랜 악습, 폭력행위!

기사입력 [2018-01-30 13:40]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깜짝 스타는 아마도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 선수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금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였지만, 그는 홀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으며 하루하루 수많은 땀을 흘렸을 것이다. 마침내 올림픽이라는 꿈에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훌륭한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그는 역도계에서 사라졌고, 국민들의 질타를 받으며 영웅에서 전과자로 전락하면서 모든 명예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단 한번의 실수가 그를 몰락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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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 AG 역도 남자 85kg급` 경기에서 사재혁 선수가 인상 3차 시도에서 171kg을 들어올리는 장면.

 

술자리에서 후배 선수를 폭행하여 중상을 입혀 형사처벌은 물론 대한역도연맹 선수위원회 규정 제1811항에 의거 중대한 경우를 적용시켜 만장일치로 10년간의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졌던 것이다.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자격정지 10년은 선수생활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 자격정지를 의미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도자의 길도 사실상 어렵다. 또한 금메달리스트의 국가적 배상인 연금 역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체육인 복지사업 운영규정에 따라 자격을 잃을 뻔 했지만, 형사처벌은 벌금형으로 마무리 되어 겨우 모면하였다.

 

이 사건 이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훈련 도중 신다운 선수가 후배 선수와 충돌한 상황이 발생하여 또 다시 폭력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2015-16대회 출전 중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폭력은 폭력이었고, 그게 어떤 이유이든 정당화될 수는 없다. 특히 국가대표는 국민을 대표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 문제가 선수 자신에게만 있는 것인지는 함께 고민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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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다운(가운데) 선수가 대표선수들과 함께 태릉실내빙상장에서 공개 훈련을 하고 있는 장면. 


최근 동계올림픽을 얼마 남겨두고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심석희 선수의 사건이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었다. 오랜 훈련 파트너였던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해 심 선수가 진천선수촌을 이탈하여 병원 치료를 받고 복귀하였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사실관계가 밝혀지기 이전이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유가 무엇이었든 눈앞에 다가온 안방의 올림픽을 앞두고 특히 국민적 기대가 높은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에서 이런 큰 일이 벌어졌다는 것 자체에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결국 폭행을 한 코치는 영구제명 되면서 일단락이 되었지만, 우리는 또 유능한 코치를 잃는 손실이 발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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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빙상장 쇼트트랙에서 훈련중인 심석희 선수.

 

우리 체육계는 그 동안 많은 업적을 쌓아왔다.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위해 스파르타식의 훈련으로 고질적인 폭력사태가 너무나 관행이 되어 온 것이다. 폭력은 물리적 폭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폭력, 성폭력 등 다양한 종류의 폭력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관행처럼 이어 온 체육계의 기강확립을 위해 그간 폭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 악습을 이어갈 건인지 체육인들 스스로가 묻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폭력을 동반한 사육과 조련으로 세계 정상이 된다고 해도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닐 것이고, 더욱이 대한민국 스포츠가 진정 발전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이러한 악습은 어렸을 때부터 몸에 베인 습관이기 때문에 지금의 선수와 코치들 모두가 피해자였을 것이고, 이제는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가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스스로 스포츠계 폭력 근절 홍보대사가 되어 뿌리 깊은 악습을 결자해지(結者解之) 하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폭력을 통해 누구도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없고, 서로에게 상처만 남고 결국 우리 스포츠계 전체적으로 큰 손실만 남길 뿐이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고, 배려는 또 다른 배려를 낳을 것이라는 것을 꼭 명심하고 실천하자. (김진국 교수 / navyj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