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재구성] NC 창단 9년, 통합 우승을 위한 힘찬 걸음

기사입력 [2020-10-26 12:32]

‘함께 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NC 다이노스가 해냈다. 2011년 창단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올랐다. 지난 24일 창원 LG전에서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 통합 우승을 위한 힘찬 걸음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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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지난 24일 창원구장에서 창단 첫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김택진 구단주(위 왼쪽)가 함께 해 선수단의 노고를 치하하고 기쁨을 나눴다. (NC 홈페이지 캡처)


NC는 2013년 1군에 진입했다. 첫 해부터 호락호락한 모습은 아니었다. 김경문 감독의 조련을 받고 야무진 새내기란 인상을 심어나갔다.

 

차근차근, 착실하게 전력을 다져나가면서 강자로서 성장했다. 2016년엔 정규 시즌을 2위로 마감한 뒤 한국시리즈에 올라 첫 정상 도전에 나섰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2018년엔 꼴찌까지 추락했다. 사령탑을 바꿨다. 2019년은 김경문 감독 대신 이동욱 감독이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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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번째 도전이다. 어느 팀과 맞붙어도 모두 똘똘 뭉쳐 11월 7일부터 고척 스카이돔에서 꿈을 이루려 한다.

 

김택진 구단주는 NC의 우승을 함께 하기 위해 지난 21일 비로 경기가 취소된 광주를 찍고, 23일 한화에게 고배를 마신 대전을 돌아 24일 창원까지 달려오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마침내 NC는 창원 LG전에서 창단 첫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연장 12회까지 혈투를 펼쳤지만 결과는 3-3 무승부. 1982년 출범 이후 무승부로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한 것은 처음이다. 2013년 창단 후 첫 1군 홈 경기 때도 함께 했던 김택진 구단주도 기쁨을 나눴다.

 

정규 시즌 우승 팀의 역대 통합 우승 확률은 83%. 역대 29차례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가 24차례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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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의 창단 첫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끈 주역들. 왼쪽부터 나성범, 루친스키, 양의지.

 

NC는 강했다.

 

타선에선 양의지, 나성범이 알테어와 함께 ‘100타점 트리오’를 형성하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마운드엔 시즌 내내 꾸준함을 유지한 에이스로서 18승을 기록 중인 루친스키와 전반기 9승 무패로 맹활약한 구창모가 있었다.

 

NC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 FA 투자는 이렇게 - 양의지와 박석민 성공 사례, 공격력 극대화

 

NC는 2016년 박석민에 이어 2018년 양의지를 FA로 데려 왔다. 양의지에겐 4년 총액 125억원을 투자했다. 우승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였지만 시선이 곱지 않았다.

 

양의지는 NC 유니폼을 입은 첫 해, 타율 3할5푼4리로 2019년 타격왕에 올랐다. 홈런 20개와 타점 68개. 팀은 5위에 그쳤다.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을 즐긴 것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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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는 올 시즌 `양의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양의지는 역대 처음으로 3할 30홈런 100타점을 동시에 기록하는 포수가 됐다. 

 

올해는 달랐다.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나성범이 돌아왔다. 양의지와 함께 토종 중심포로서 펄펄 날았다. 애런 알테오도 착실하게 제 자리를 지켰다.

 

양의지와 나성범은 타율 3할, 홈런 30개, 타점 100개를 동시에 기록하고 있다.

 

양의지는 지난 23일 한화전에서 홈런 2개를 초가해 30홈런을 기록해 역대 포수 중 첫 ‘3할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 24일 LG전에서 홈런 1개를 보태 26일 현재 타율 3할2푼6리와 홈런 31개, 타점 117개를 기록 중이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십자인대를 다쳤다. 긴 치료와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올해는 26일 현재 타율 3할2푼8리로 타격 8위, 홈런 32개와 타점 108개를 기록하고 있다. NC 타선의 간판 타자임을 입증했다.

 

애런 알테어는 26일 현재 타율 2할7푼4리지만 29개의 홈런을 앞세워 104타점을 기록 중이다. 도루는 22개, 외국인 타자 중 유일하게 ‘20-20 클럽’에 가입했다.

 

박민우와 박석민도 공격력 극대화에 힘을 보탰다. 박민우는 타율 3할4푼4리로 타격 4위일 뿐 아니라 출루율 4할2리로 공격의 물꼬를 열어가고 있다. 박석민은 타율 3할6푼과 출루율 4할6푼6리(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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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NC 타선은 힘과 기를 두루 갖춘 타선으로 거듭났다.

 

26일 현재 팀 홈런 181개로 1위, 팀 타점 820개로 1위다. 팀 타율은 2할9푼1리로 1위인 두산에게 1리 뒤진 2위.

 

NC는 양의지 효과와 함께 공격력을 극대화하면서 창단 첫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끌어냈다.

 

# 새 트렌드를 만들다 - 이동욱 감독과 데이터 야구

 

NC는 2018 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한 뒤 김경문 초대 감독에 이동욱 수비 코치를 2대 사령탑으로 계약했다. 예상 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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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가 강팀으로 갈 수 있는 초석을 놓았던 김경문 감독(왼쪽)과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리고 있는 2대 사령탑 이동욱 감독.

 

구단은 이동욱 감독이 창단 멤버로서 선수들을 잘 알 뿐 아니라 ‘데이터 야구’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판단했다.

 

NC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수비효율지수 1위였다. 이동욱 코치의 노력이 작용한 결과였다. 그리고 2018년, 데이터 코치를 신설했다. 구단의 방향성을 확실히 했다.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운영 팀의 전력분석 부문을 테이터 팀에 통합했다. 선수들에겐 태블릿PC를 지급했다. 팀내 전력분석 시스템인 ‘D-라커’에 손쉽게 접속, 활용하도록 유도했다.

 

이동욱 감독이 적임자였다. 그리고 데이터 야구를 통해 강팀을 만들었다.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새 얼굴 찾아내기’도 ‘데이터’를 밑거름으로 삼았다.

 

전반기에 9승을 올린 구창모가 부상으로 빠지고, 마이크 라이트와 이재학이 부진하자 대체 투수를 찾았다. 송명기 등 젊은 투수들을 과감하게 활용했다. 이제 스무 살인 프로 2년차 송명기는 후반기 11경기에서 8승3패, 평균자책점 3.81. 구창모의 빈자리를 확실하게 메웠다.

 

타선에선 시즌 초반부터 강진성이 새 바람을 일으켰다. 타율 3할1푼과 홈런 12개, 타점 68개다. 2013년 프로 입단 이후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다.

 

NC는 2011년 제9구단으로 창단했다. 도전은 계속된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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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구단주(앞줄 왼쪽)는 창단 때부터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2012년 4월14일 마산구장에서 1군 첫 홈경기가 열렸을 때도 선수들과 함께 했다. 이태일 사장과 단기를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