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재구성] 키움은 끝내기에 ‘하하하’, 롯데는 ‘크크크’

기사입력 [2020-06-22 12:33]

키움은 꾸준하다. 오르락내리락 하지 않는다.

 

지난달 29일부터 22일까지 한달 가까이 변치 않는 4위다. 22일 현재 5연승과 함께 25승17패. 1위 NC와 4게임, 2위 두산 3위 LG와는 0.5게임 차이다.

 

키움은 뛰어난 막판 집중력으로 5연승을 일궈냈다. 지난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부터 19일 SK전까지 3게임 연속 끝내기 승리의 진기록을 연출했다.

 

역대 한 팀 연속 끝내기 안타는 3경기가 최다. 1988년 OB, 2004년 두산, 2016년 롯데에 이어 올해 키움이 통산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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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이 3게임 연속 끝내기 승리를 기록했다. 지난 17, 18일 고척 롯데전에 이어 19일 SK전에서도 짜릿한 승리를 일궜다. 17일 롯데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이정후(왼쪽)을 손혁 감독이 격려하고 있고, 18일과 19일 사상 첫 이틀 연속 대타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주효상이 두 팔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17일 롯데전의 끝내기 승리는 이정후가 이끌었고, 18일과 19일엔 주효상이 역대 최초로 2경기 연속 대타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모두 ‘하하하’ 크게 웃고 있다.

 

올 시즌 키움은 10개 구단 중 최다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팀의 25승 중 5승을 끝내기로 수놓았다. 5월 21일 SK전과 지난 18일 롯데전 등 2차례는 연장 승부에서 더욱 짜릿함을 만끽했다.

 

반면 롯데는 끝내기를 떠올리면 고개를 떨군다. 키움에게 2차례 등 총 5패를 당했다. 10개 구단 중 최다 끝내기 패배다. 뒷문지기들이 허술했거나 벤치의 승부수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롯데는 17, 18일 키움에게 끝내기 패전을 기록한데 이어 19일 KT전에선 연장 10회말 2사 2루에서 오태곤에게 또 끝내기 안타를 맞고 8-9로 무릎을 꿇었다.

 

롯데의 3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 역시 최다 타이다. 2004년 롯데, 2016년 삼성, 그리고 지난달 KT가 한 번씩 기록했다. 통산 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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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22일 현재 20승21패로 6위다. 안정적으로 5할 승률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에 이어 끝내기 패전이 많은 팀은 KT다. 5월에만 총 4차례나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최근 10게임에서 7승3패로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18승23패로 8위에서 고전하고 있다. 5월에 당한 끝내기 4패라 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끝내기 승부는 명암이 뚜렷하다. 승자에겐 강한 상승 기운을, 패자에겐 깊은 시름을 안겨주기 마련이다.

 

# 키움 3연속 끝내기, 시작은 이정후 마무리는 대타 주효상

 

2020년 6월 17일 고척 스카이돔 롯데전 9회말 - 역시 이정후 : 키움은 3회까지 롯데에게 0-3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4회말 반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2번 전병우가 볼넷으로 나가면서 기회를 잡았다.

 

무사 1루에서 3번 이정후가 우전안타, 2사 1, 3루에선 6번 김혜성이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7번 이지영이 2타점 중전안타를 날려 추격을 시작했다.

 

2-3으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 3번 이정후가 박진형을 상대로 우익선상 2루타, 4번 김하성이 계속된 무사 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뽑아 3-3,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키움은 9회말 역전을 노렸다. 선두타자 9번 박준태의 볼넷에 이어 1번 서건창의 보내기 번트 안타. 무사 1, 2루에서 2번 전병우의 보내기 번트 실패로 1사 2, 3루를 노렸던 벤치의 뜻과 달리 계속 1사 1, 2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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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이정후(가운데)가 17일 고척 롯데전에서 프로 첫 9회말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뒤 홈에 들어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3번 이정후가 타석에 나가 이인복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2-2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5구째가 들어오자 이정후는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다. 밀어치기로 전진 수비를 하던 좌익수 전준우의 뒤로 넘어가는 끝내기 좌월 2루타를 날렸다.

 

이정후가 데뷔 이후 첫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다.

 

2020년 6월 18일 고척 스카이돔 롯데전 연장 10회말 - 대타 주효상이 있었다 : 키움은 중반까지 2-0으로 앞섰다. 그러나 롯데가 전날의 끝내기 패배를 되갚아주려는 듯 끈질기게 추격전을 펼쳤다.

 

롯데가 6회초에 1점을 올리더니 1-2로 뒤진 9회초 기어코 2-2 동점을 만들었다. 2사 후 6번 마차도의 우익선상 2루타와 7번 안치홍의 좌중간 2루타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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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는 지난 17일과 18일 키움에게 이틀 연속 끝내기 패를 당하는 등 올 시즌 벌써 5차례나 끝내기 승부에서 무릎을 꿇어 중상위권 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 선수들이 고척 돔 외야에서 경기 전 미팅을 하고 있다. 

 

연장 10회초 롯데가 선두타자 9번 김준태의 4구로 기회를 잡았지만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10회말 키움에게 1사 후에 기회가 왔다.

 

7번 박정음이 우익수 오른쪽에 안타를 치고 나갔다. 손 혁 감독은 8번 김주형 대신 주효상을 선택했다. 초구는 볼, 2구는 스트라이크. 주효상을 3구를 때렸다. 우익수 뒤로 날아가는 끝내기 2루타였다.

 

벤치의 의도와 주효상의 활약이 백점 만점으로 맞아떨어졌다.

 

2020년 6월 19일 고척 스카이돔 SK전 9회말 - 또 대타 주효상 : SK 문승원과 키움 한현희가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7회까지 0의 행진.

 

SK가 8회초 먼저 1점을 뽑았다. 2사 후 1번 최지훈의 좌전안타에 이어 2번 고종욱의 중견수 오른쪽을 가르는 적시타로 1-0으로 앞서 나갔다.

 

키움은 선발 한현희를 빼고 3번 최정의 타석부터 김태훈을 투입했다.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키움이 0-1로 뒤진 9회말, SK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 하재훈을 선택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2번 김혜성에게 좌전안타를 내줬다. 3번 이정후는 투수 앞 희생번트. 1루 주자 김혜성은 2루에 안착하고 이정후도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SK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결과는 아웃. 무사 1, 2루가 1사 2루로 정정됐다. 4번 김하성은 볼넷, 5번 박동원도 볼넷. SK가 1사 만루의 역전 위기를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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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주효상(오른쪽 헬멧 쓴 선수)이 이틀 연속 대타 끝내기 안타로 팀을 5연승으로 이끄는 견인타가 됐다. 주효상이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키움 손 혁 감독은 6번 이지영의 타석 때 전날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대타 주효상을 불렀다. 주효상은 볼카운트 3-1에서 5구째를 때려 역전 끝내기 우중간 안타를 터뜨렸다.

 

기쁨은 두 배였다.

 

키움의 백업 포수 주효상은 2016년 서울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들었다.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2게임 연속 대타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KBO리그에서 2003년 현대 이숭용, 2016년 롯대 문규현, 2018년 삼성 박한이가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었다.

 

주효상은 끝내기와 인연이 깊다. 지난해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 10회말 1사 3루에서 BO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첫첫 끝내기 내야 땅볼로 5-4 승리를 이끌었다. 

 

주효상은 올 시즌을 끝낸 뒤 입대할 예정이다. 멋진 기억, 값진 기록을 남겼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