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재구성] LG 차우찬, 지금 `통산 100승`은 이정표일 뿐

기사입력 [2019-08-07 12:43]

마침내 LG 차우찬(32)도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2006년 프로에 입단한 뒤 14시즌 만에 6일 광주 챔피언스 필드의 마운드에 올라 KIA를 상대로 431번째 등판에서 역대 31번째로 대기록을 만들었다.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만들어낸 통산 100승 중 선발승은 85승, 구원승은 15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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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찬은 삼성에 2006년 입단한 뒤 FA로서 다음 행선지를 LG로 선택했다. 삼성과 LG에서 14시즌을 보내면서 마침내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차우찬은 올 시즌 8승(7패)으로 통산 100승 72패 1세이브 32홀드와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 중이다.

 

# 2019년 8월6일 광주 챔피언스 필드 - LG 화끈한 타격 지원

 

올 시즌 차우찬은 들쭉날쭉이다. 팔꿈치가 좋지 않아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5월과 6월 어려움을 겪었다. 5월엔 5게임에서 나가 2승2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7.27이었다. 6월은 5게임에서 승리없이 3패와 평균자책점 6.00.

 

LG 마운드의 골치꺼리였다. KIA를 만나면 더욱 심한 널뛰기를 했다. 4월24일 첫 대결에선 7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3개로 1실점하며 승리했다. 그러나 6월23일과 7월6일, 두 번째 세 번째 KIA전에선 엄청 고전했다.

 

6월23일엔 5.2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볼넷 5개까지 내주면서 5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고, 7월6일엔 4이닝 만에 홈런 2개를 포함한 6안타와 4사구 4개로 무려 7점을 내주는 최악의 모습이었다.

 

올 시즌 KIA전 3게임에서 1승2패와 평균자책점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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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찬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왼손 투수다. 불안한 제구가 발목을 잡곤 했다. 그러나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8월6일 선발 등판도 부담스러웠다. 먼저 LG 타자들이 차우찬을 도왔다. 1회초부터 KIA 선발 윌랜드를 두들겼다. 1번 이천웅의 좌전 안타 등으로 먼저 2점을 뽑았다. 그리고 2회초에도 4안타와 볼넷 1개를 묶어 3점을 만들면서 차우찬의 짐을 덜어주었다.

 

차우찬은 초반 불안했다. 2-0으로 앞선 1회말 1사 1루에서 3번 터커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고, 5-1로 앞선 2회말 2사 1, 2루에서 1번 박찬호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허용했다.

 

그러나 3회초 LG 타선이 폭발하면서 대거 6점을 추가하며 11-2로 크게 달아나자 차우찬도 안정을 찾았다. 결국 5이닝 동안 9안타와 볼넷 1개를 내주면서 2실점하고 시즌 8승째를 올렸다. LG가 17-4로 이겼다.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45㎞. 여기에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간간히 섞어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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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은 역대 31번째로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100승은 이정표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더 궁긍하다. 

 

차우찬은 2006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2006년 4월9일 대구 롯데전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2안타 2실점하며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 첫 승은 2009년 4월11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KIA전에 따냈다. 입단 3년 만이다.

 

주로 중간 계투였다. 때론 팀의 필요에 따라 선발로도 나갔다. 묵묵히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다. 불안한 제구 탓에 확실하게 선발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여하튼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승수를 쌓았다. 차우찬은 2017년 삼성에서 LG로 이적했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고 왼손 선발 보강이 시급했던 LG의 부름을 받았다.

 

이적 첫 해엔 28게임에 나가 10승7패와 평균자책점 3.43으로 기대치에 부응했다. 지난해엔 29게임에서 12승10패로 2년 연속 두자리수 승수를 달성했지만 평균자책점이 6.09로 너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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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안정적인 모습은 아니다. 그래도 제 몫을 해내려고 애쓰고 있다. 차우찬은 “생각보다 빨리 100승을 달성했다”고 말한다. 올 시즌 KIA전에서의 부진 등 성에 차지 않는 성적을 의식한 멘트다.

 

차우찬은 올 시즌 남은 등판에서 5년 연속 두자리수 승리를 달성할 수 있을까. 제구력을 가다듬고 안정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 통산 100승은 ‘레전드의 조건’ - 김시진, 송진우, 니퍼트까지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통산 100승 투수는 김시진이다. 한양대를 졸업한 뒤 1983년 삼성에 입단, 최강의 타격 지원을 받고 승승장구한 결과다.

 

김시진은 입단 5시즌 만인 1987년 10월3일 잠실구장에서 OB를 상대로 대망의 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최소 경기로 남아 있는 186경기 만에 값진 100승을 따냈다.

 

김시진과 함께 아마 시절부터 ‘쌍웅 시대’를 이끌었던 최동원은 우여곡절 끝에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1990년 7월12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OB를 상대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현역 시절 100승은 에이스의 상징이고, 은퇴 후엔 레전드의 조건이다.

 

한화 송진우는 왼손투수 최초로 100승의 꿈을 이뤘다. 1997년 9월20일, 역대 9번째로 100승 고지를 밟았다. 인천구장에서 현대를 상대로 대기록을 만들었다.

 

그리고 니퍼트는 두산에 이어 kt로 이적한 뒤 2018년 6월29일 수원 NC전에서 외국인 선수 첫 100승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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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통산 100승은 레전드 투수의 조건이다. 현역 시절 에이스만이 달성할 수 있는 대기록이다. 왼쪽부터 첫 100승을 달성한 삼성 김시진, 왼손 투수 첫 100승을 기록한 한화 송진우, 외국인 첫 100승 투수인 kt 니퍼트.  

 

차우찬의 통산 100승은 현역 투수 중 8번째다.

 

두산 배영수는 2012년 8월26일 잠실 LG전에서 삼성 유니폼을 입고 100승을 기록했고, 뒤 이어 장원삼, 윤성환, 김광현, 장원준, 양현종, 송승준이 ‘현역 100승 투수’로 등록했다.

 

현역 왼손 투수로는 이제 LG에서 한솥밥을 먹는 장원삼, 김광현(SK), 양현종(KIA), 두산 장원준에 이어 다섯 번째 100승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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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투수 중에선 1996년 정삼흠(106승), 1998년 김용수(126승), 2010년 박명환(103승) 이후 역대 4번째다. 차우찬은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지금 개인 통산 100승은 이정표일 뿐이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팀에 더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