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재구성] ‘최고령’ 박한이, 프로 19년째 `불혹의 첫 만루포`

기사입력 [2019-03-29 11:46]

박한이는 ‘영원한 삼성맨’이다. FA 권리를 포기하면서 달구벌에 남아 현재 진행형으로 제 길을 걷고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박한이는 현역 최고령 타자다. 프로 19년째. 2001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해 줄곧 ‘푸른 유니폼’과 함께 하고 있다. 불혹의 나이에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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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박한이는 현역 최고령 선수다. FA 권리까지 삼성에 남아 존재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하나의 '삼성 전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선 선발이 아닌 대타로 나가 홈런 두 방을 터뜨렸다. 첫 만루 아치까지 기쁨이 두 배였다.

 

# 2019년 3월 27일 부산 사직구장 - 나이는 숫자일 뿐, 불붙은 방망이

 

박한이는 벤치에서 롯데전을 지켜봤다. 김한수 감독은 선발 지명타자로 김동엽을 내세웠다. 그러나 삼성이 7-4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로 6번 김동엽 대신 박한이를 내세웠다. 김동엽이 전 타석까지 12타수 1안타로 부진했기 때문이었다.

 

개막 이후 3경기에서 단 한 타석만 들어섰던 ‘백전노장’ 박한이는 덤덤했다. 롯데 마운드는 선발 장시환에 이어 차재용, 오현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초구와 2구는 모두 볼, 3구째 스트라이크가 들어왔다.

 

박한이는 급하지 않았다. 4구째 시속 137km로 가운데 높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정확하게 때렸다. 비거리 120m를 기록하며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1호 대타 홈런.

 

박한이의 홈런에 자극 받은 탓일까. 7번 강민호 역시 오현택을 두들겨 좌중월 아치를 그렸다. 올 시즌 4호이자 팀 1호 연속 타자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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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한이가 3월27일 부산 롯데전 5회초 6번 대타로 나가 시즌 1호 아치를 그린 뒤 강민호의 축하를 받고 있다. 박한이(오른쪽)가 8회초 2사 만루에서 프로 첫 만루포를 날린 뒤 홈에서 선행주자였던 김성훈, 김헌곤 등의 축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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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가볍게 9-4로 앞서 나가면서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았다.

 

'베테랑의 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삼성이 15-4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에서 또 한번 빛을 냈다.

 

이번에 상대한 롯데 투수는 이인복. 이미 승부는 삼성 쪽으로 기울어졌다. 초구는 볼, 2구째 바깥쪽 중간 쯤의 스트라이크존으로 시속 142km의 직구가 밋밋하게 들어오자 박한이는 놓치지 않았다. 가볍게 밀어쳤지만 타구에 힘이 실렸다. 폴대 옆으로 날아가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00m.

 

만루포다. 3번 구자욱의 대주자로 나갔던 3루 주자 박찬도, 4번 러프 대신 나갔던 2루 주자 김성훈, 1루주자 김헌곤이 차례로 홈을 밟은 뒤 박한이를 기다렸다. 박한이가 다이아몬드를 돌고 들어오자 따뜻한 축하로 프로 첫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대선배를 맞이했다.

 

이날 박한이는 4타수 3안타 5타점. 개인 통산 안타가 2158로 늘었다. 이승엽의 2156안타까지 넘어섰다. 삼성은 무려 23-4로 롯데를 꺾었다.

 

# 2019년 3월 28일 부산 사직구장 - 늘 푸른 소나무처럼, 2100경기 출전

 

한번 뜨거워진 방망이는 좀체 식지 않았다. 28일 롯데전에는 좌익수 겸 2번으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해 다시 12-7의 승리를 이끄는데 앞장섰다.

 

28일 롯데전은 박한이의 개인 통산 2100번째 출전 경기였다. 역대 5번째이자 현역 선수 최다. 현역 2위는 LG 박용택으로 28일까지 2080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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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경기 출전은 정성훈 KIA 코치가 보유한 2223경기다. 2위는 KT에서 은퇴한 이진영으로 2160경기, 3위는 양준혁으로 2135경기, 4위는 김민재로 2111경기다.

 

박한이도 이제 전설이 되고 있다. 양준혁, 이승엽에 이어 삼성을 빛낸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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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이의 기록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2000게임 출전에 이어 지난 28일 현역 최다인 2100게임에 나갔다. 지난해 통산 14번째 3000루타를 달성한 뒤엔 KBO 김시진 운영위원(오른쪽 두번째)으로부터 공식 시상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이미 KBO리그 통산 11번째 2000경기 출전과 14번째 3000루타의 금자탑을 쌓은데 이어 올해 역시 시작부터 의미 있는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늘 푸른 소나무의 모습이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