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재구성] ‘가을 DNA’ 한동민, PO 끝내기포에 이어 KS도 폭발

기사입력 [2018-11-05 14:09]

한동민이 없었다면. SK는 지금 씁쓸한 가을을 보내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SK는 한동민과 김강민이 있었기에 지금 두산과 한국시리즈를 펼치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2패로 꺾었다. 6년 만에 7전4선승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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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동민이 지난 2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1차전에선 7-3으로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냈다.

 

또 한동민이 있었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린드블럼을 두들겨 선제 우월 2점포를 만들었다. 박정권은 6회에 터진 역전 결승 2점포로 화답했다.

 

지난 2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넥센과의 5차전에서 연장 10회말 역대 플레이오프 사상 4번째 끝내기 아치를 그렸다. 

그리고 이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의 기쁨을 만끽했다. 10월 31일 넥센과의 4차전부터 3게임 연속 홈런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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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호와 2호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던 박철우(왼쪽)와 호세.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주인공은 쌍방울 박철우였다. 박철우는 1996년 10월 7일 전주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9회말 6번 대타로 나가 중월 1점포를 날려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 마무리 정명원과의 승부에서 1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를 때려 김성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플레이오프 2번째 끝내기 홈런은 롯데 호세가 1999년 10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5차전 9회말에 터뜨렸다. 3-5로 뒤진 9회말 무사 1, 2루에서 임창용을 상대로 좌중월 3점짜리 아치를 그렸다. 3번째는 올해 10월 27일 SK 박정권이 넥센과의 1차전에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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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가을에 강하다. 박정권, 김강민 등이 갖고 있던 ‘가을 DNA’를 한동민이 고스란히 이어 받았다.

 

김강민은 2018 플레이오프 MVP다. 벼랑 끝에 몰린 5차전에서 1번 타자로 나가 한껏 빛났다.

 

9-10으로 뒤진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나갔다. 넥센 신재영을 상대로 두려움 없는 스윙으로 짜릿한 좌월 동점포를 날렸다. 곧바로 2번 한동민의 끝내기 아치가 터져 역대 플레이오프 사상 10번째 연속타자 홈런의 주인공으로도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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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에서 6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플레이오프 5게임에서 타율 4할2푼9리와 3홈런, 6타점으로 MVP로 뽑혔다.

 

SK는 6년 만에 대권에 도전하고 있다. ‘홈런 군단’의 위용이 가을로 이어가고 있다. 


# 2018년 11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한동민의 뜨거운 끝내기 눈물

 

SK와 넥센은 5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SK 김광현과 넥센 브리검이 0의 행진을 이어갔다.

 

6회부터는 엎치락뒤치락 난타전을 펼쳤다. SK는 뒷심이 강했다. 결국 9-10으로 뒤진 연장 10회말에 터진 1번 김강민과 2번 한동민의 극적인 홈런 두방으로 값진 승리를 따냈다.

 

모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굿바이 홈런의 주인공 한동민은 물론 더그아웃의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 관중석의 팬들은 목이 터져라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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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한 김강민(왼쪽)과 5차전의 끝내기 홈런으로 데일리 MVP로 선정된 한동민. 

 

드라마 같은 승부의 시작은 연장 10회말 선두타자 1번 김강민이 이끌었다.

 

초구 스트라이크, 2구는 파울.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노볼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담담했다. 베테랑의 여유가 있었다. 3구째 시속 124km의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밋밋하게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홱 돌렸다. 그리고 한동안 타구를 바라 봤다.

 

하얀선을 그리며 빠르게 왼쪽 담장 쪽으로 날아간 공은 좌월 1점 아치. 10-10 동점을 만들었다.

 

김강민은 홈런을 확인하자 1루로 걷기 시작했다. 서너 걸음을 옮기다 방망이를 파울선 옆으로 호기롭게 던졌다.

 

넥센 벤치에선 움직임이 없었다. 망연자실했던 신재영이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2번 한동민을 상대했다.

 

한동민은 힘이 좋은지라 큰 것을 조심했다. 7구까지 바깥쪽으로 거듭 유인구를 던졌다. 풀카운트 승부로 이어졌다. 8구째 몸쪽에 바짝 붙는 공을 던졌다. 한동민이 파울을 만들었다.

 

9구째는 가운데 낮은 쪽으로 들어왔다. 시속 138km. 한동민이 정확하게 걷어 올렸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의 전광판을 향해 공이 날아갔다. SK 더그아웃의 동료들은 이미 홈런을 확신했다. 등을 돌려 타구를 확인하던 신재영은 마운드에 주저 앉았다.

 

한동민은 전력질주를 하다 함성을 듣고, 헬멧을 벗어 던지면서 포효했다. 끝내기 홈런.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올해 플레이오프는 야구장 곳곳에 빈자리가 보였다. 흥행 실패였다. 그러나 김강민과 한동민의 대포는 각본 없는 가을 드라마의 묘미를 보여줬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는 또 다른 감동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음을 예고했다. ‘흥행 기폭제’임이 분명하다. 


# 2018년 11월 4일 잠실구장, 한동민의 괴력이 박정권까지 ‘자극’

 

SK가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상대는 ‘절대 강자’로 정규 시즌을 장식한 두산 베어스.

 

SK는 지난 2일 넥센과의 플레이오프를 끝낸 뒤 하루만 쉬고 잠실구장으로 향했다. 두산과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시작했다. 출발이 좋다.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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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2번 한동민이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회초 무사 1루에서 린드블럼의 공을 받아쳐 선제 우월 2점홈런을 만들고 있다. 

 

1회초 1번 김강민이 두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을 9구까지 괴롭히다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2번 한동민이 타석에 나가자 SK 팬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동민은 두려움이 없었다. 주저하지 않았다. 2구째 컷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들어오자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렸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2점 홈런이 됐다.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25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대기 타석에 있던 박정권이 누구보다 기뻐하며 한동민을 맞았다.

 

그러나 SK는 5회말까지 2-3으로 뒤졌다. 6회초 선두타자 2번 한동민이 볼넷을 골라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1사 1루. 이번엔 4번 박정권이 나섰다.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린드블럼이 던진 2구째 바깥쪽 높은 직구를 두들겨 우월 2점 홈런으로 만들었다. 2010년 이래 8년 만에 그린 한국시리즈 통산 4번째 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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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권은 '가을 DNA'를 지닌 대표적인 베테랑이다. 4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6회초 결승 역전 2점포를 날린 뒤 한동민의 축하를 받고 있다.(오른쪽) 1회초엔 한동민이 선제 2점포를 날리고 들어오자 축하해주고 있다(왼쪽).  

 

결국 SK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한동민의 선제 2점포와 박정권의 역전 결승 투런포를 앞세워 7-3으로 이겼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한 확률은 1982년 1차전 무승부를 제외하고 73.5%(34회 중 25차례)다.SK는 올해 정규 시즌에서 무려 233개의 팀 홈런을 기록했다. 로맥, 한동민, 최정, 김동엽이 ‘홈런 군단’을 이끌었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경기에선 총 홈런 13개를 쏘아 올렸다. 베테랑 박정권과 김강민이 앞장 서고 한동민이 떠받치는 모양새다. 공포의 대상이다. (이창호 전문기자 / news@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