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벽이나 담장에 그림이 그려진 벽화골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골목길에 예쁘게 채색되어 있는 벽화와 주변의 소소한 풍경거리는 또 다른 여행의 일상을 누리게 해준다. 흥미로운 벽화거리를 감상하면서 나만의 시각과 구도로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도 나름 즐거울 것이다.
(기종 CANON, 초점거리 35mm, 조리개 F3.5 셔터 1/250초, IOS 100, 촬영 개미마을)
벽화를 화면에 넣어 자를 때, 어중간하게 자르면 인상이 약하므로 대담하게 자르고, 대담하게 자르기 어려울 때는 벽화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다시 한 번 찍는 것도 방법이다. 홍제동 개미마을은 벽화마을로 유명하지만, 서울서 보기 힘든 달동네의 정경도 감상 포인트다.
앵글 활용하기.
주변에 흔한 소재라도 촬영앵글에 따라 재미있는 사진으로 탄생될 수 있다.
로우앵글이 지상에 기어 다니는 벌레의 눈이라면, 하이앵글은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새의 눈이다. 벌레나 새의 시각으로 보고 생각할 수 있으면, 눈에 익숙한 광경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즉 눈높이로만 찍는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클로즈업 하거나 앵글을 바꿔보면 색다른 사진을 쉽게 만들 수 있다.
특히 벽화와 같은 단순한 평면 피사체는 앵글에 변화를 주어 화면구성을 달리하지 않으면 사진이 밋밋해져 버린다. 앵글을 달리하면 보통 때는 눈에 띄지 않던 선이나 패턴이 강조될 수 있고, 머리에 그린 이미지를 재현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효과를 더욱 높이고 싶을 때는 광각렌즈를 쓰면 된다.
그러나 벽화와 같은 사각의 피사체를 하이앵글이나 로우앵글로 촬영하면 키스톤이라는 수축현상이 생기는데, 이것은 프레임이 피사체와 평행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 상하뿐 아니라 좌우도 평행하지 않을 때는 이 수축현상이 일어난다. 즉 높은 빌딩을 로우앵글로 찍으면 위층으로 올라 갈수록 좁아 보이고, 벽화벽면이 촬영자와 멀어질수록 좁아지는 경우다. 그러나 이러한 키스톤 현상도 잘 활용하면, 눈에 익숙한 이미지를 새로운 모습의 이미지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각도가 너무 벗어나거나 균형이 어색하면 이상한 사진이 되기 쉬우므로 유의해야한다.
빛 활용하기.
평면의 벽을 채색하여 그린 벽화촬영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태양광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벽화의 색감과 느낌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다. 맑은 날의 강한 직사광이나 흐린 날의 부드러운 확산광, 또는 태양이 사선으로 비출 때의 측광이나 사광에 따라 색이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에 벽화의 색감과 느낌에 많은 차이를 준다. 또한 노출을 밝게 하거나 어둡게 하는가에 따라서도 벽화의 색감과 느낌에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벽화를 잘 찍으려면 색감을 잘 살릴 수 있는 빛을 선택하여 적절한 노출로 촬영하는 것이 관건이다. 아침저녁의 태양빛은 색이 따뜻하고, 측광이나 사광으로 비춰주기 때문에 단조로운 사물도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이빛을 활용하면 좀 더 따뜻한 색감의 벽화사진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흐린 날의 확산광은 피사체를 부드럽게 비춰주므로 벽화의 색감과 느낌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벽화는 주로 골목길 담장에 많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주변 구조물로 인한 그림자로 명부암부의 노출차가 심하고 그늘이 심한 곳은 색감이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한다.
(기종 CANON, 초점거리 16mm, 조리개 F3.5 셔터 1/50초, IOS 100, 촬영 염리동)
단순히 벽화만 촬영하기 보다는 벽화색상과 대비되는 피사체, 즉 길을 걷는 행인들과 다른 움직임이 있는 피사체와 벽화를 결합하면 더욱 흥미로운 벽화사진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벽화는 주로 골목길 담장에 많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주변 구조물로 인한 그림자로 명암의 노출차가 심하고 그늘이 짖은 곳은 색감이 좋지 않을 경우가 많다. 염리동 소금 길은 좁고 다양한 골목을 다니면서 운동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구도 활용하기.
흔들리거나 초점이 나간 사진, 구도가 엉망인 사진은 사진이라 할 수가 없으므로, 구도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흥미를 느낀 피사체를 좋은 구도로 심플하게 촬영하면 사진을 보는 사람에게도 그 감정을 쉽게 전달할 수 있다.
사진구도는 개인의 창의성이 가장 많이 발휘되는 부분이기에 어떻게 하라고 규정지어 말하기는 사실 어렵다. 보통 사진의 틀이 되는 구도를 짜는 작업에는 촬영자와 피사체의 각도가 가장 기본이 된다.
구도연습에 가장 좋은, 쉬운듯하면서도 어려운 각도가 바로 촬영자와 피사체가 평행을 이루는 벽화와 같은 평면피사체다. 이런 평면피사체를 화면에 정확하게 재현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이것은 피사체가 초점 축에서 멀어지면 초점이 흐려지는 구면수차문제와 렌즈자체의 왜곡 때문이다. 사각담장의 벽화를 촬영해보면 화면균형 맞추기가 까다롭고, 양쪽의 모서리는 왜 이렇게 휘는지, 때로는 벽화를 한 화면에 다 담을 수 없어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고, 주변에 맘에 들지 않는 부분까지 쉽게 담기기 때문에 만족스런 구도의 벽화사진을 건지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므로 마음에 드는 벽화를 발견하여 다가갈 때는 벽화의 포인트를 찾아서 화면에 어떤 구도로 배치하고, 어떻게 자르면 좋을지 생각하면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벽화는 보통 색과 형상을 디자인적으로 보여주는데 포인트를 두고 있으므로, 중점 포인트 외의 요소는 과감하게 잘라내는 것이 좋다. 잘라내기 하나로 전달되는 메시지가 달라지므로 어떤 인상을 주고 싶은지 생각하여,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만 잘라내는 과단성이 필요하다. 어중간하게 자르면 화면의 인상이 약하므로 대담하게 자르고, 대담해지기 어려울 때는 벽화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다시 한 번 찍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종 CANON, 초점거리 35mm, 조리개 F3.2 셔터 1/40초, IOS 100, 촬영 홍대골목)
벽화를 발견하여 다가갈 때는 벽화의 포인트를 찾아서 화면에 어떤 구도로 배치하고, 어떻게 자르면 좋을지 생각하면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벽화는 보통 색과 형상을 디자인적으로 보여주는데 포인트를 두고 있으므로, 중점 포인트 외의 요소는 과감하게 잘라내는 것이 좋다.
벽화와 함께하기.
벽화골목이 사진촬영 장소로 각광 받으며 출사지로 선호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주변 구조물과 잘 조화시킨 벽화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저절로 웃게 하는 벽화,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벽화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알록달록한 벽화와 구성이 재미난 벽화, 아기자기한 그림의 벽화는 인물사진배경으로 활용하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음에 드는 벽화만 찍어보는 것도 좋고, 재미있는 벽화나 웃기는 벽화를 만나면 흉내를 내거나 같은 포즈로 따라 하기를 하면서 재미난 장면을 만들어 보는 것도 즐겁다. 즉 쉬하는 개가 그려진 벽화에서 개를 쫒는다든지, 날개그림에서 천사가 되어 보는 등 벽화와 공감을 이루면서 촬영하면 촬영의 즐거움이 더욱 배가된다.
벽화와 쉽게 공감하려면 골목길을 천천히 다니면서 관심 있는 벽화를 여러 방향으로 바라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한곳에 서서 벽화를 찬찬히 살펴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구는 십 분도 안 되어 동네 한 바퀴를 휙 돌며 끝내는 사람도 있다. 선택은 각자가 하겠지만, 골목길을 천천히 돌아보며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면서 벽화와 공감을 나누면서 촬영하면 더욱 멋진 벽화사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기종 CANON, 초점거리 27mm, 조리개 F4.5 셔터 1/80초, IOS 100, 촬영 홍은동)
벽화를 촬영할 때, 단순히 벽화만 찍는 것보다 구성이 재미난 벽화나 웃기는 벽화를 인물사진 배경으로 활용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즉 벽화와 공조하며 흉내를 내거나 같은 포즈로 따라 하기를 하면서 재미난 장면을 만들어 보는 것도 벽화촬영의 한 방법이다.
나만의 시각으로 촬영하기.
관심이 별로 가지 않는 벽화로 괜찮은 사진을 얻기는 어렵다.
벽화촬영은 먼저 관심이 가는 흥미로운 벽화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더불어 자신의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벽화를 어떤 주제로 엮고, 어떤 스토리로 구성하여 프레임에 담아야 하는 가에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벽화의 특징이나 벽화주변의 분위기를 자신만의 시각과 감성으로 읽어내어,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는지를 알 수 있게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것은 벽화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곳의 일상이 느껴지는 정경에 매력 포인트를 두고 자신의 감성을 함께 담아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벽화촬영은 어떤 방법이 좋고, 어떤 방법이 그르다고 할 수 없다. 벽화는 아주 대단한 작품들이 아니다. 작품을 감상하고 어떤 의미를 알아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은 가질 필요가 없다. 편하게 보고 편하게 촬영해서 즐기면 그 뿐이다. 촬영에 부담을 갖지 말고 벽화와 어울리는 주변의 풍경을 화면에 함께 잘 담아 분위기를 보여주거나, 클로즈업으로 과감히 생략하여 핵심적인 벽화의 내용만 담아 강조해도 무난하다.
(기종 CANON, 초점거리 35mm, 조리개 F5 셔터 1/100초, IOS 100, 촬영 홍대골목)
벽화촬영은 벽화의 특징이나 벽화주변의 분위기를 자신만의 시각과 감성으로 읽어내어,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는지를 알 수 있게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벽화는 대단한 작품이 아니므로 부담을 갖지 말고 벽화와 어울리는 주변풍경을 화면에 담아 분위기를 보여주거나, 클로즈업으로 핵심적인 벽화내용만 담아 강조해도 무난하다. 홍대벽화골목은 자기 멋대로의 스타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벽화들로 유명하다.
촬영 포인트
1. 벽화촬영은 다양한 색감과 구도를 연습할 수 있는 좋은 소재다. 하지만 단순히 벽화만 촬영하면 무미건조할 경우가 많다. 길을 걷는 행인들과 다른 움직임이 있는 피사체와 벽화가 결합되면 더욱 흥미로운 벽화사진이 만들어질 수 있다. 화면을 구성해 놓고, 시간을 갖고 벽화의 색과 대비되는 원하는 피사체가 지나가 주기를 기다리면 된다.
2.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어떻게 찍으면 멋진 사진을 얻을까 고민하지만, 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은 사진을 통해 나만의 시각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가에 고민한다. 사진은 멋지게 찍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나만의 감성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즉 그 벽화를 바라본 자신의 느낌이 어떤 지가 더욱 중요하다. 그것은 사진에 담겨져 있는 사물이 주제가 아니라, 촬영자가 사물을 보고 느낀 감정이 사진의 주제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체육대 미디어특강교수 김 창율(yul297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