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사진은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을 근간으로, 선수들의 외적인 생동감과 내적인 감성 및 현장분위기와 스포츠정신까지 프레임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만들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힘은 들겠지만 동작촬영의 기초를 익혀두면 사진에 대한 자신감은 부쩍 늘어날 것이다.
(기종 NIKON, 초점길이 400mm, 조리개 F3.2, 셔터 1/1000초, IOS 2500, 장소 잠실)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 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대 두산경기, 연장 14회 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두산 이원석이 끝내기 안타를 친 후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스포츠사진은 전체경기를 상징하면서 생동감 있고 표정이 좋아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경기흐름을 보여주면서 주제가 뚜렷하고 간명한 사진은 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승부의 감동도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스포츠사진 요건.
스포츠사진은 움직임의 최고 순간을 포착하는 것을 기본으로 경기의 핵심맥락과 스포츠정신을 보여주는 장면을 간단명료하게 프레임에 담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아래 항목 중에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1. 스포츠정신이 들어간 휴먼드라마가 있어야한다.
2. 역동적인 생동감이 있어야 한다.
3. 남녀 성징과 관련한 매력적인 인체미가 있어야한다.
4. 재미와 흥미를 끄는 요소가 있어야한다.
5. 스타플레이어가 있어야한다.
6. 기록의 순간과 기록적인 가치가 있어야한다.
7. 전체경기 흐름을 상징하는 압축적인 요소가 있어야한다.
스포츠사진 촬영기초.
스포츠촬영기초를 익히면 움직이는 동작포착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촬영하려는 종목의 룰이나 기술, 팀과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알지 못하면 경기흐름과 선수들의 동작예측이 어렵고, 침착한 평상심과 고도의 집중력이 없으면 좋은 셔터찬스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CANON, 초점길이 300mm, 조리개 F2.8, 셔터 1/640초, IOS 1000, 장소 고양시)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한 김연아가 우아하고 매력적인 자태를 보여주며 멋진 공연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사진은 인간의 원초적인 아름다움과 활동적인 생명력표현에 근간을 두면 좋다.
1. 초점과 노출 맞추기.
스포츠사진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작을 쫒아야 하기 때문에 초점과 노출, 셔터속도로부터 자유로워야 움직임만을 집중적으로 쫓아갈 수 있다. 초점은 인물의 눈에 맞추는 것이 기본인데, 인물의 눈은 표정과 감정뿐만 아니라 심리까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피사체가 가까울수록, 클로즈업할수록 동감이나 속도감이 커지고, 앵글이나 촬영위치에 따라 초점거리도 달라지므로 유의해야한다. 또한 경기장은 시간대와 빛의 방향에 따라 밝은 부분과 건물의 그림자로 인한 어두운 부분의 명암차가 심하고, 선수들이 움직이는 장소에 따라 빛의 방향이 바뀌는 경우도 많으므로 노출도 주의해야한다.
2. 빠른 셔터속도.
물체가 흐르는 모습이나 동감표현을 위해 저속셔터로 세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동작촬영은 250/1초 이상의 셔터속도를 확보해야 정지된 한 순간을 보여줄 수 있다. 피사체가 가깝거나, 좌우로 빠르게 움직일 때나, 초점거리가 긴 망원렌즈를 사용할 때는 500/1초 이상이 되어야 선명하고 정지된 한 순간을 잡아낼 수 있다. 셔터속도 확보는 감도를 높이거나 조리개를 개방하면 된다.
3. 순간 반응속도.
스포츠 사진은 순간의 미학이다. 0.01초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는 스포츠 사진에서 순간적인 셔터타이밍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머리에서 셔터를 누르라는 지시를 내려 손가락으로 셔터를 눌러 카메라가 반응하는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늦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발달된 반사신경과 준비된 자세와 집중하는 마음을 유지해야 반응시간을 단축시킨다.
4. 집중력 완급조절.
사진은 최고의 순간을 포착하기위해 인내를 갖고 셔터찬스를 기다리는 작업이다. 스포츠 촬영은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제대로 된 타이밍에 셔터를 누를 수 있다. 그러나 집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동반해야한다. 큰 경기가 아니라면 지속적으로 긴박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지는 않으므로 집중의 강약을 적절히 조절하다 결정적인 찬스의 순간에 고도의 집중력을 구사하는 능력을 길러야 된다. 좋은 집중력은 좋은 컨디션일 때가 가장 효과적이다.
5. 움직임 예측.
인물 동작은 대부분 스피드, 리듬, 밸런스 3요소로 이루어지고, 모든 움직임 속에는 일정한 속도와 리듬, 반복되는 동작이 있다. 그러므로 경기흐름 속에서 인물들의 동작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속도에 대한 감각과 동작속의 리듬과 밸런스를 파악하여 최고의 순간을 자연스럽게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경기흐름과 선수 개개인의 특성과 버릇을 알면 예측이 한결 쉬워진다.
(CANON, 초점거리 300mm, 조리개 F3.5, 셔터 1/800초, 감도 1000 장소 광저우)
광저우 아오티 수영장에서 열린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400m 자유형 결선경기에 출전한 박태환선수가 3분 41초 53기록으로 금메달을기록하고 있다. 선수와 호흡을 어느 정도 동조시키면 숨을 언제 쉬는지를 예측할 수 있으므로 얼굴이 가장 잘 나오는 순간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6. 냉철한 심리.
선수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하는 스포츠사진가는 현장분위기에 쉽게 동조된다. 망원렌즈로 보면 바로 눈앞에서 선수들이 긴박하게 움직이므로, 선수들의 긴박한 심리상태가 그대로 전이되어 촬영자도 선수들과 똑같이 긴장되어 호흡이 가빠지고 마음이 급해진다. 마음이 급해지면 손이 떨리게 되어 제 컨디션을 가지고 촬영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스포츠사진가는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선수와 호흡을 동조하되, 제3자의 입장으로 객관적으로 차분하게 촬영하는 평정심을 길러야 한다.
7. 넓은 시야확보.
보통 초보자들은 마음이 급해지면 순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져 사진프레임에 시각이 갇혀버리는 경우가 많다. 중심인물과 주변의 환경을 보다 효과적으로 프레임에 담는 것이 필요한데, 시야가 프레임 안에 갇히면 주변을 살피지 못할 때가 많다. 시야를 넓히려면 한쪽 눈을 감는 애꾸눈을 하지 말고 두 눈을 사용하여, 한눈은 프레임 속을, 한눈은 주변상황을 보면서 촬영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눈만으로 굳이 촬영하겠다면 주변을 의도적으로 살피려는 노력정도는 해야 한다. 현장이 아무리 긴박한 상황이더라도 시야가 넓으면 좀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8. 정확한 셔터타이밍.
셔터타이밍은 인물의 순간표정이나 동작의 최고 폼을 포착하여 셔터를 누르는 순간을 말한다. 스포츠사진은 최고의 동작을 촬영할 수 있는 셔터찬스에 정확한 셔터타이밍으로 순간 포착하는 일이다. 셔터타이밍을 놓치면 다시는 촬영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결정적인 셔터찬스에 재빠르게 순간 포착해야 한다. 앞의 모든 훈련이 정확한 셔터타이밍을 맞추어서 최고의 동작을 포착하는데 있다. 정확한 셔터타이밍을 잡으려면 동작을 예측하여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와 리듬을 읽고, 카메라 조작에 민첩해야한다. 정확한 타이밍을 잡기 힘들 때는 반 박자 빠르게 2장 이상 연속 촬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종 NIKON, 초점길이 200mm, 조리개 F3.5, 셔터 1/1250초, IOS 1000, 장소 잠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LG트윈스 대 두산베어스 경기, 8회 말 무사상황에서 두산 오재일이 LG 봉중근을 상대로 중전 3루타를 치고, LG 중견수 실책을 틈타 홈까지 달려 세이프 되고 있다. 스포츠는 0.01초 사이에 공의 위치와 주자의 동작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셔터타이밍이 생명이다. 정확한 셔터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울 때는 연속촬영도 한 방법이다.
9. 셔터는 가볍게.
쨍한 스포츠사진은 정확한 초점과 노출 및 흔들림 없는 셔터속도를 기본으로 한다. 흔들림은 피사체가 셔터속도 이상으로 빠르거나, 촬영자의 자세나 호흡이 불안하여 카메라 자체 떨림이 생길 때나, 급해서 셔터를 강하게 누를 때 많이 생긴다. 촬영자의 떨림과 피사체의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면 속도가 제곱으로 빨라지기 때문에 흔들림이 커진다. 이때는 안정된 자세로 호흡을 고르게 하고 반 셔터를 적절히 활용하여 셔터를 애기 만지듯 가볍게 터치하면, 셔터를 누를 때 발생하는 흔들림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스포츠사진 촬영 포인트
1. 스포츠촬영은 경기흐름을 읽고 해당경기의 흐름을 바꿀 선수와 수훈선수 및 스타선수를 중심으로 많이 쫒아간다. 그러나 기록 종목은 기록을 측정하는 골인지점에, 구기 종목은 공의 향방에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공을 따라가는 것도 한방법이다.
2. 반 셔터는 카메라 셔터를 살짝 누를 때 초점과 노출을 맞추어 잠금장치를 해주는 1단계 셔터를 말하는데, 반 셔터에서 다시 2단계 셔터를 살짝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이런 반 셔터는 카메라 반응속도와 셔터작동 시간을 줄여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셔터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해주고, 반복적으로 누르면 조금 부정확한 초점을 정확하게 맞출 수가 있고, 셔터를 누를 때 생기는 손 떨림을 적게 해준다.
3. 스포츠촬영에서는 연속촬영이 여러모로 유리할 때가 많으므로 모터상태가 좋게 배터리 충전상태를 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메모리 소모도 많기 때문에 카메라에 남아있는 메모리를 수시로 확인하여 남은 메모리가 얼마 없을 때 미리미리 메모리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 결정적인 순간에 메모리 여유가 없으면 허탈해진다. 여분의 메모리도 넉넉히 준비하면 좋다.
한국체육대 미디어특강교수 김창율(yul297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