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차와 룸바에서 팬포지션은 매우 중요한 커플포지션(Couple Position, 과거의 Body Position)입니다.
이 팬포지션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차차와 룸바의 고급 루틴(Routine)을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차차차와 룸바의 교과과정에서 초급과 중`상급 레벨의 동작을 구분하는 경계에 팬(Fan)과 팬포지션이 있습니다. 마무리가 팬포지션이어서 이름을 붙인 ‘팬’, 이밖에도 팬은 아니지만 팬포지션으로 마무리하는 피겨로는 클로즈 힙 트위스트(Close Hip Twist), 오픈 힙 트위스트(Open Hip Twist), 스파이럴(Spiral), 컬(Curl) 등등이 있습니다.
팬포지션에서 시작하는 스텝(좌, 숙녀의 첫 스텝을 모음)과 마무리하는 스텝(우)
위의 사진처럼 팬포지션은 리더의 왼쪽에 직각을 이룬 모습으로 팔로어가 위치하며, 이어지는 스텝에서 팔로어가 리더의 앞을 지나갈 수 있어야합니다. 이 팬포지션은 오픈포지션(Open Position)의 대안적인 방법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요, 놀랍게도 이 두 포지션에서 시작하는 대다수 피겨들은 스타팅 포지션(Starting Position)을 서로 바꿔서 행할 수가 있습니다. 두 종목의 알레마나(Alemana), 하키 스틱(Hockey Stick), 그리고 룸바의 펜싱(Fencing), 슬라이딩 도어즈(Sliding Doors), 차차차의 터키쉬 타월(Turkish Towel), 팔로우 마이 리더(Follow My Leader) 등의 피겨들이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주목할 부분은 이 팬포지션을 비롯한 다양한 커플포지션들이 댄스스포츠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이유는 바로 루틴 때문입니다. 국제댄스스포츠연맹(WDSF)의 라틴댄스 교과과정(Syllabus)을 소개하는 부분에 “기본적인 안무를 보다 쉽게 하도록 각 피겨의 시작과 마무리 포지션과 타이밍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For easier construction of basic choreography each figure has a description of the starting and finishing position and the timing).”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커플포지션과 홀드는 루틴만들기의 필수요건이자 리드와 팔로우의 필수요건이기도 합니다. 루틴 없이 추는 즉흥댄스에서도 이 커플포지션을 잘 숙지하여 소통한다면 즐거운 댄스는 계속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의 첫 번째 영상은 차차차의 팬과 하키 스틱을, 두 번째 영상은 룸바의 팬과 펜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현덕 전문기자/khd650@nate.com)